솔이의 모험 (제페토 공방 시작이야기)

 

솔이는 두 개의 커다란 톱니바퀴를 가지고 있다

한 개의 큰 톱니는 날카로운 이빨을 가지고 재깍짹깍 소리를 내며 솔이의 가슴속에서 돌고 있고 작은 톱니는 큰 톱니 뒤쪽에 있고 많은 끈들이 연결되어 있다

작은 톱니는 솔이의 몸 구석구석과 연결되어 솔이가 혼자 움직일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두 톱니바퀴는 서로 다른 이빨로 연결되어 있지는 않지만 서로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큰 톱니가 한 바퀴 돌면 작은 바퀴가 12번을 돌고 한번 쉰다

작은 바퀴가 쉴 때 큰 바퀴에 연결된 솔방울 추가 솔이의 머리로 올라간다

솔이의 머릿속 빈 공간에 솔방울 추가 들어가면 솔이의 눈이 빛이 난다

솔이는 그 빛으로 몸을 움직이고 생각하고 말한다

빛은 푸른 요정이 주고 간 빛이다 솔방울에 지팡이로 툭 치자 솔방울 추는 무지갯빛으로 바뀌면서 솔이가 깨어났다

솔이는 제페토 공방에서 만든 목각인형이다

장작이 될 수도 있었고 집의 대들보가 될 수도 있었지만 크기가 애매해서 작은 아이 크기의 목각인형이 되었다

솔이는 차라리 장작이 돼서 붉은 화염이 되었다면 좋았을걸 하는 상상을 하곤 했다

솔이는 차가운 바람이 더욱더 붉게 만들어 줄 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눈 위를 걸을 때 차가운 바람은 파란 칼날같이 느껴졌다

강물이 녹아 솔이의 발목을 놓아주었지만 강물 속의 흙은 솔이를 물속으로 던져 버렸다

강물을 따라 흐르면서 새들과 이야기하고 빗물도 먹고 물고기가 톱니에 끼는 일도 있었지만 솔이는 즐거웠다

빗물의 맛도 알게 되었고 새들의 깃털 냄새도 물고기의 파닥거림도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거대한 그물에 걸려 물고기들과 같이 거대한 배속으로 들어갔지만 바로 물고기와는 헤어지게 되었고 거대한 덱 위를 걸어갈 수 있었다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있었고 바다 위에 많은 불빛을 볼 수도 있었다

작은 톱니의 끈들은 삭아서 많이 끊어져 버렸지만 솔이는 걸을 수는 있었다

솔이는 공방으로 돌아가고 싶어졌다

큰 톱니를 마구 돌려보았지만 공방으로 돌아갈 길이 보이지 않았다

솔이는 흰 물보라에게 집에 가는 길을 물어보기 위에 머리를 바다에 넣자 바다는 솔이를 먹어버렸다

솔이의 톱니가 삐걱 소리를 냈을 때 솔이의 눈에는 푸른빛이 보였다

얼마가 흘렀는지 모르겠지만 솔이의 몸에는 아이만 한 나무가 자라고 있었고 바람에 톱니가 흔들린 것 같았다

해변가에 솔이 몸을 중심으로 작은 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짧은 침 같은 녹색 잎 사이로 솔이 머릿속 솔방울 같은 작은 솔방울이 가득 달린 나무였다

밤이 되자 별빛 사이로 요정들이 내려와 작은 솔방울에서 파란빛을 따서 날아갔다


솔이의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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